용인시민을 위한 혜택카드로 ‘용인시민카드’가 야심차게 출시됐지만 할인혜택 과정에서 용인시와 카드사의 꼼수 마케팅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용인시민카드’가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마치고 29일부터 농협과 IBK기업은행에서 발급을 개시했다. 용인시민카드란 시민 복지 증진 및 자긍심 고취를 위해 출시하였으며 용인시민을 대상으로 용인시 주요관광지 할인 및 차별화된 부가 혜택을 부여하는 카드 상품이다. 용인시민카드는 당초 체크카드로만 발급하기로 했으나 시민편의를 위해 신용카드도 가능토록 했다.

하지만 카드가 출시되고 보니 사전에 홍보했던 것과는 달리 에버랜드의 실제 할인율은 60%가 아닌 55%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전월 실적 관계없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용인시는 지난 6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용인시민카드 출시와 발급에 대한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여러가지 내용 중 시민들의 시선을 끄는 건 단연 ‘에버랜드 이용권 60%, 캐리비안베이 50%, 한국민속촌 이용권 60%로 기존의 다른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보다 훨씬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는다.’라는 문구다.

특히 ‘전월 이용실적’에 관계없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고, 연회비 또한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안내 책자에 들어가있는 서비스 내용

그러나 농협 창구에 비치된 용인시민카드 안내 책자 내용을 살펴보면 “에버랜드 청구할인의 경우, 50% 현장할인 된 금액에 10% 청구할인이 적용됨”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놀이공원 할인안내 부분을 자세히 보면 캐리비안베이, 한국민속촌과 달리 에버랜드만 유독 ‘본인 자유이용권 50% 현장할인+10% 청구할인’으로 구분돼 있는데, 이 문구만 그대로 해석하면 50% 현장할인에 10% 청구할인이 더해져 모두 60% 할인혜택을 받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50% 현장할인 된 금액에 10% 청구할인이 적용됨’이란 내용이 추가되면 할인율이 60%에서 55%로 바뀌게 된다. 즉, 현장에서 50% 할인된 가격으로 결제한 뒤, 청구할 때 할인 금액의 10%를 다시 한 번 할인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결국 총 55%가 할인되는 셈이다.

용인시는 카드발급일 하루 전만 해도 보도자료를 통해 ‘60% 할인’을 명시한 바 있다. 당초 타사 카드보다 10% 더 높은 할인혜택을 제공한다고 홍보했던 것을 생각하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용인시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카드 출시 전에 BC카드사에서 60%하겠다고 말해 그렇게 홍보했는데 29일 당일 카드 안내장이 나온걸 보니 50%에 10%라고 돼 있어 저희도 많이 당황했다”며 “혼란을 드려 시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빠른 시일안에 카드사측과 다시 대책을 간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담당공무원은 발급 개시 당일에서야 관련 내용을 처음 알았다는 것인데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까지 받으면서 사전에 카드사와 충분히 협의를 하지 않았던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용인시민카드 출시 전 용인시는 “전월 실적 관계없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문화관광과 관계자도 “카드사와 합의한 내용이기에 앞으로도 바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9일 공개된 상품안내 책자에는 체크카드의 경우 전월 실적 ‘20만원 이상’, 신용카드는 ‘30만원 이상’ 시 제공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외식, 커피, 온라인쇼핑, 영화, 교통 등의 할인 역시 ‘통합 월 할인한도’ 기준이 있어 사실상 큰 혜택은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를 전월 30만원 이상 사용해도 5천원 한도 내에서 할인 받을 수 있다는 것. 신용카드는 5천원의 연회비도 내야 한다.

카드발급 과정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 주부 김지현(43)씨는 “시민 복지 증진 및 자긍심 고취를 위해 출시했다면서 사기를 당한 기분이고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용인시와 카드사의 꼼수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용인시와 카드사도 이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좀 더 신중하게 진행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학생인 이영수(26) 씨는 “전월 실적과 관계없다고 해서 저 같은 대학생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 만들었는데 체크카드의 경우 전월 실적 ‘20만원 이상’, 신용카드는 ‘30만원 이상’ 이라며 너무 부담스럽다.”며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고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데, 피해를 보는 또 다른 시민들이 나오지 않도록 용인시에서 하루라도 빨리 필요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저작권자 © 용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