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예산이 삭감될 일이냐” 외면받는 학생들
시장, 일부 시의원의 힘으로 예산 부활

▲통학로에 인도가 없는 용인다움학교 통학로.

"시의회 청사 증축에는 100억씩 쓰면서 아이들 통학로 인도 설치 예산을 깎으려 하다니 울화통이 터집니다"

지난 6일 있었던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에서 용인다움학교 통학로 인도설치 예산이 전액 삭감됐고, 12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다시 책정된 것이 밝혀지면서 시의회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냐는 시민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용인다움학교는 처인구 유방동에 위치한 공립 특수학교로 지난 2021년 3월5일에 개교해 4년 가까이 흐른 현재까지 학교 진입로 초입부터 일부 구간에 인도가 없어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통학로 현장을 보면 학교까지 갈 수 있는 도로의 초입에서부터 왕복 2차선 도로 뿐, 이렇다할 인도나 보도블록, 펜스 등 안전장치가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을 보면 ‘교통약자가 교통수단이나 여객시설, 도로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각종 이동편의시설을 확충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고 나와있다.

여기서 말하는 ‘교통약자’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다. 

또, 3조에 이동권에 보면 ‘교통약자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 권리를 보장받고 모든 교통수단, 도로, 여객시설 및 도로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라고 되어 있다.

당초 용인다움학교 통학로에 인도를 설치하기 위해 10억의 예산이 책정 됐었지만 지난 6일, 상임위에서 시 소관 부서 내년 예산안 계수조정을 통해 시가 제출한 3조 3318억 원 가운데 22개 사업 33억 6370만원을 삭감했는데 이 중 다움학교 통학로 인도설치 예산이 포함되어 있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 6일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에서 용인다움학교 통학로 인도설치 예산이 전액 삭감 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학부모들은 "다른 것도 아니고 아이들 통학로 인도 설치 예산을 삭감하는게 말이 되냐"며 "본인들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여도 그렇게 말할지, 사고라도 나야 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심각함을 깨달은 이상일 시장은 지난 9일 유진선 의장을 만나 시민안전 관련 예산 반영을 요청하고, 10, 11일에는 시의원들에게 주요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예산 회복을 이끌어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2일 삭감된 예산을 계수조정해 1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고, 13일 본회의에서 2025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용인시의회 강영웅 의원은 2025년도 본예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심의하는 자리에서 “개교한지 4년 가까이 지난 시점까지 왜 아무도 신경 쓰지 못했는지 아쉬운 부분”이라며 “장애인복지과에서 장애인의 이동권, 학교 주변, 장애인 학교, 시설 주변 등 전체적으로 확인해보고 학생들의 통학 안전에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용인다움학교 학부모회는 "이번 일이 알려지면서 용인시장애인학부모회에서도 많은 도움을 줬다"며 "아이들의 안전을 살펴봐주신 이상일 시장에게 너무 감사드리고, 특히 자신의 지역구도 아닌데 발벗고 나서서 강하게 예산 책정에 힘써준 강영웅 의원에게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늦게나마 예산이 책정되어 기쁘다. 앞으로도 많은분들이 사회적 약자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희찬 기자  hcl_01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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